나에게는 따뜻한 남자가 필요해




무인성에게 사랑을 줘도 눈치채지 못해


무인성 사주는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한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


인성은 사랑받을 자격, 권리인데 그것이 부족하니 사랑받는 것이 어색한 것이다.


누가 자기를 좋아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사랑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편한 사람이 무인성 사주이다.




무인성에게 사랑고백한 직장동료


생각해 보니 나도 사랑 고백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걸 까맣게 몰랐던 시절이 있었다.


20대 IT 개발자로 직장 다닐 때 남자 직장동료들이 많았다. 일로서 두루두루 잘 지냈다.


하지만 워낙 연애 세포도 둔하고 외모도 그렇고 성격도 모가 나있는 그런 시절을 보내는 중이었다.

그때 회사에서 워스트 드레스 (Worst Dressed) 1위로 당당히 선정된 사람이 바로 나였다.


남자에게 관심을 받아본 경험이 별로 없고

잦은 부부 싸움을 하는 부모 밑에서 크다 보니 사랑, 결혼 같은 것은 내 사전에 없는 단어였다.


어느 날, 한 직장동료랑 저녁에 우연히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밤에 꾸었던 꿈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그 꿈에 내가 나타났다고 했다.


그래서 신기하다.

왜 내가 꿈에 나타났지?

그렇게 갸우뚱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다시 일상에서 작장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가 나에게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전혀 몰랐다.


워낙 조용한 사람이고 별로 티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 그냥 직장동료라고만 생각했다.






크리스마스이브날 꽃바구니 배달


시간이 흘러 크리스마스이브날, 내 사무실 책상에 꽃바구니가 배달이 왔다.


살면서 남자에게 꽃바구니를 처음 받아봤다.


나는 기뻐해야 하는데 누가 보냈는지도 눈치도 전혀 못 챘다.


꽃바구니 속에 카드를 읽어보니 전에 나에게 꿈 이야기를 해준 남자였다.


그는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인데 용기를 내서 나에게 특별한 날 꽃 선물을 전해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람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다 보니 이쁜 꽃들이 부담스러운 물건이 되어버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게 눈치가 없는 여자가 바로 무인성 사주팔자 수니였던 것이다.


좀 더 일찍 정신을 차렸으면 그 사람과 연애라도 해봤을 텐데 그럴 생각조차 못 해봤다.


내 스타일이 아니니까 만날 생각조차 안 했다.


그 당시만 해도 능력 있고 카리스마 있고 잘생긴 남자를 좋아했다.


물론 그런 남자는 나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고 혼자 그런 공상을 했던 어리석은 젊은 청춘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야말로 나랑 잘 어울리는 내 스타일이었는데.


그렇게 그와의 인연은 빗나갔다.




무인성에 인성운이 들어오니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생김


20대를 지나 30대 초반을 넘어가니 친구들도 이젠 잘 놀아주지도 않고

외롭다는 생각도 들고 내 편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연애 고자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부터 연애 무지렁이였던 나,

책으로 연애 공부를 시작한 나에게 연애 선배가 추천해 준 책이 하나 있었다.


유명한 작가 존 그레이(John Gray)가

연애를 성공적으로 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책.

바로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사랑의 완성」이다.






이 책을 읽고 아~~

내가 몰랐던 남자와 여자의 연애의 세상이 이런 것이구나 신기함을 느꼈다.


죽었던 연애 세포를 살려보려고 노력했고,

심지어 없던 연애 세포를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을 무렵이었다.


평소에 친구가 많아서 심심할 틈이 없었지만 정작 위로받고 싶거나 하소연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전화를 걸어 술 한잔하고 싶다고 이야기해도 타이밍이 맞지 않거나,

남자 친구를 만날 약속이 있다거나 하는

이런저런 이유로 맘 편히 이야기할 누군가가 없다는 걸 눈치채어 가는 시기였다.







나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다고 생각하지만 무엇인가

스스로 2%로 부족한 내면의 정서를 안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쯤 인생에 대해 고민이 휘몰아치는 시간을 지나가는 중 있었다.


왜 태어났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왜 내 마음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지?


이런 철학적인 고민을 하면서

인생은 고통스럽고 허무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평소에는 여유롭고 무난하고 괜찮지만,

어떤 상황이 되면 인간관계에 문제를 회피하기 바쁘고

히스테리하고 지랄맞은 성격으로,

순식간에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왜 이런 모습인지?

좌절에 빠졌다.





잠재되어 있는 부정적인 성격을 싫어하면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의 평화를 찾아보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헤매고 있을 때,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심리학 서적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서 뭔가 충격적인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의 내면의 모습은 9가지 성격유형으로 나눠지고, 나 역시 그 유형 중에 하나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족들과 친구들, 회사 사람들도

9가지 성격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는 설명이 마음속으로 서서히 스며들었다.


내가 몰랐던,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나의 성격이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있었다.


내면에 억눌린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해서 계속 쾌락을 좇아가는

그런 성격유형 7번이었던 것이다.


내가 밀쳐두었던, 꽁꽁 숨겨두고 싶었던

어두운 마음 한구석을 적나라하게 까 보여주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바람이 부는 날 발가벗은 몸으로 서 있는 느낌을 받았다.


다행히 에니어그램이라는 심리학에 흥미를 붙이고

더 공부할수록 자신에 대해서 좀 더 객관적으로 알게 되고

나와 나의 가족들에 대해서 친구들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되어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사랑의 완성」 책과 「에니어그램의 지혜」 책이 인연이 되어

나의 내면을 탐구한 결과,


예전에 내가 원했던 똑똑하고 카리스마 있는 잘난 이상형의 남자가 아닌,

뭔가 조건은 부족할 수 있지만 나에게 관심과 애정을 줄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남자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인성에 인성운이 들어오니

갑신(甲申)년 남편과 첫 만남


갑신(甲申)년

그 타이밍에 나는 소개팅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개팅에 나간 나는 상대방을 보자마자,

그 남자의 눈가의 미소가 들어왔다.

그리고 나도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그 남자는 예전 같으면 무심코 지나쳐버렸을

티가 잘 안 나는 무색상 스타일의 남자였다.


수줍음을 잘 타고, 말을 잘하지도 않고,

시골 장독대에 오래 묵은 된장 같은

그런 느낌의 남자였다.


하지만 대화를 조금씩 나눠보니 내가 찾던,

나에게 필요한 따뜻한 사람임을 느낌으로

바로 알아차렸다.


나는 소개팅 남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난 당신에 대해서 50% 정도 알고 있어요


엥~~

소개팅 남자의 표정이 이상하다.





무인성에 인성운이 들어오니

을유(乙酉)년 남편과 결혼


결과적으로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랑 결혼식을 올렸다.


인성운에 남자를 만나서 인성운에 결혼까지 했다.


하지만 나에게 닥쳐올 시련은 이때 이미 새로운 싹을 틔우고 있었다.